오늘(4월 14일) CJ올리브영이 구글 클라우드의 AI 플랫폼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를 전사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유통업계 최초예요. 그런데 이 뉴스에서 눈에 걸리는 문장이 하나 있었어요.
비개발 직군인 상품기획자(MD)나 마케팅 담당자도 AI 도구를 직접 구축해 활용할 수 있다.
올리브영만이 아닙니다. 인사혁신처는 전 공무원에게 AI 업무 활용 가이드를 배포했어요. 기재부는 4개월간 AI 집중교육을 시킨 뒤 실무 프로젝트로 성과를 증명하게 했고요. “AI로 업무를 혁신하라”는 지시가 기업과 정부 양쪽에서 동시에 내려오고 있습니다.
좋아요, 만들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AI에게 “우리 팀 3월 매출 분석해줘”라고 시켜봅니다. 안 됩니다. AI는 당신의 엑셀 파일이 어디 있는지 모르고, 회사 시스템에 접속도 못 해요. “MCP 서버를 연결하세요”라는 안내가 뜹니다. MCP가 뭔데요? 깃허브에서 뭘 클론하라고요? 코딩은커녕 패키지 게임 하나 제대로 깔아본 적 없는 사람에게, 이건 벽입니다.
이 기사는 ‘그런데 어떻게?’의 첫 번째 답을 드리려 합니다. MCP가 뭔지, 왜 이게 지금 중요한지, 비전공자가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되는지. 그리고 경영학 전공 7년차 공무원이 이걸 어떻게 해냈는지를 같이 봅니다.
MCP, AI의 손발을 풀어주는 USB-C
AI가 똑똑한데 쓸모없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손발이 묶여 있어서예요. ChatGPT든 클로드든 제미나이든 마찬가지입니다. AI 혼자서는 당신의 파일을 열지 못하고, 회사 DB에 접속하지 못하고, 법제처 사이트를 검색하지 못합니다. 대화만 할 수 있을 뿐이에요.
MCP(Model Context Protocol)는 이 손발을 풀어주는 기술입니다. AI가 외부 도구와 데이터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연결 규격이에요. 2024년 11월 앤트로픽(Anthropic)이 공개했고, 2025년 12월 리눅스 파운데이션에 기부되어 특정 기업 소유가 아닌 공공 표준이 됐습니다.
비유하면 USB-C예요. MCP 공식 문서도 ‘AI를 위한 USB-C 포트’라고 설명합니다
USB-C 이전을 기억하시나요? 아이폰은 라이트닝, 삼성은 마이크로USB, 노트북은 또 다른 단자. 기기를 바꿀 때마다 충전기도 바꿔야 했죠. USB-C가 이걸 하나로 통일했습니다.
AI 세계도 같은 문제가 있었어요. ChatGPT가 구글 드라이브에 접속하려면 전용 연결이 필요하고, 슬랙에 접속하려면 또 다른 연결이 필요합니다. AI 5개 × 도구 10개 = 50개의 맞춤 연결을 만들어야 해요. MCP는 이걸 AI 쪽 클라이언트 5개 + 도구 쪽 서버 10개 = 15개로 줄여줍니다. 충전기가 하나로 통일된 것처럼요.

여기서 하나 더. “이미 API라는 게 있잖아요”라고 물을 수 있어요. 맞습니다. 그런데 API는 사람이 코드를 짜서 “이 함수를 호출해서 저 데이터를 가져와”라고 명령하는 방식이에요. MCP는 다릅니다. AI가 스스로 “이 질문에 답하려면 법령 검색 도구를 써야겠다”고 판단해서 직접 호출하는 방식이에요.
API는 사람이 시키는 것, MCP는 AI가 스스로 찾는 것. 이 차이가 AI를 ‘챗봇’에서 ‘업무 파트너’로 바꿉니다.
비전공자 공무원이 MCP를 만든 방법
지난 기사에서 소개한 광진구청 류승인 주무관이 만든 ‘한국법 MCP‘가 있습니다. 경영학 전공, 생성형 AI를 처음 써본 게 2025년 말. 코딩을 배운 적 없는 7년차 일반행정직이에요.
류 주무관이 만든 건, 법제처가 공개한 API 41개를 14개의 MCP 도구로 묶은 시스템입니다. AI한테 “화관법 위반 과태료 기준 알려줘”라고 물으면 어떻게 될까요. AI가 알아서 ‘화관법’을 ‘화학물질관리법’으로 변환합니다. 법률 원문을 가져오고, 시행령 별표(과태료 표)를 가져오고, 관련 판례 감경 사례까지 가져온 뒤 한 번에 정리해 답합니다.
기존에는 공무원이 법제처 사이트에서 법률 검색, 시행령 검색, 별표 검색, 판례 검색을 각각 따로 해서 직접 조합해야 했어요. 탭 네 개를 열고 복사-붙여넣기를 해야하는 일이었습니다.
이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에요. 류 주무관이 만든 건 ‘코드’가 아니라 ‘7년치 현장 지식의 구조화’입니다. 어떤 질문이 들어올지, 어떤 순서로 검색해야 답이 나오는지, 어떤 자료를 묶어야 쟁송에 대비할 수 있는지. 이걸 아는 사람만이 도구를 설계할 수 있어요.
핵심 역량이 코딩이 아니라 현장 지식이라는 거죠. 물론 코드 자체는 필요합니다. 류 주무관은 AI에게 자연어로 설명해서 코드를 생성하는 ‘바이브코딩’ 방식을 썼어요. 코딩을 ‘배운’ 게 아니라 AI에게 ‘시킨’ 겁니다.
당신이 매일 씨름하는 업무의 고통, 매뉴얼에는 없지만 일을 돌아가게 만드는 경험. 그게 AI 도구의 원재료예요.
MCP 사용법: 비전공자가 코딩 없이 시작하는 4단계
“그래서 나는 뭘 하면 되는데?”
MCP를 쓰는 데는 두 가지 방법이 있어요.
- 이미 만들어진 MCP 서버를 가져다 쓰기. 코딩 필요 없습니다.
- 직접 MCP 서버를 만들기. 코딩 또는 바이브코딩 필요.
대부분의 비전공자에게 권하는 건 1번입니다. 이미 공개된 MCP 서버가 1만 개 이상이에요. 한국법 MCP도 그중 하나고요.
클로드 데스크톱 앱 기준으로 설명할게요.

- 1단계: 법제처 Open API 사이트에서 무료 인증키를 발급받습니다. 회원가입 후 신청하면 바로 나와요.
- 2단계: 클로드 데스크톱 앱을 설치합니다.
- 3단계: 설정에서 MCP 서버를 추가합니다. 한국법 MCP의 경우, 깃허브 README에 있는 커넥터 URL에 발급받은 인증키를 넣으면 끝이에요.
- 4단계: 클로드에게 질문합니다. “최근 3년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판례 요약해줘.” AI가 연결된 MCP 도구를 자동으로 호출합니다.
이게 전부예요. 깃허브를 ‘클론’할 필요도 없고, 터미널을 열 필요도 없습니다. API 키 발급과 URL 붙여넣기, 이 두 단계가 코딩 없이 AI의 손발을 풀어주는 가장 빠른 방법이에요.
MCP 서버를 고를 때 확인할 것 세 가지:
- 깃허브 스타 수: 많을수록 많은 사람이 검증한 도구입니다. 한국법 MCP는 1,400개 이상이에요.
- 최근 업데이트: 6개월 이상 업데이트가 없으면 관리가 안 되고 있을 수 있어요.
- 라이선스: MIT, Apache 2.0 같은 오픈소스 라이선스가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두 번째 방법은 류승인 주무관이 간 길이에요. 앞서 말한 바이브코딩은 OpenAI 창립 멤버 출신 안드레이 카파시가 2025년 2월에 이름 붙인 방식인데, AI에게 자연어로 설명해서 코드를 생성하는 거예요. 다만 보안과 품질 검증이 필요하고, 이 경로는 별도 가이드에서 다루겠습니다.
MCP 보안: 모르는 USB를 꽂지 마세요
MCP가 편리하다는 이야기만 하고 끝내면 불친절하죠. 안전하게 쓰려면 알아둬야 할 보안 상식이 있습니다.
MCP 프로토콜의 인증·인가는 선택사항이에요. 누가 접근하는지, 뭘 할 권한이 있는지를 서버가 알아서 구현해야 합니다. 국제 보안 기구 OWASP가 2026년 초 ‘MCP Top 10’ 보안 위험 목록을 공개할 정도로, 업계도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비전공자가 기억해둘 건 딱 세 가지예요.
- 신뢰할 수 있는 서버만 쓰세요. 위에서 말한 깃허브 스타, 업데이트, 라이선스 확인이 기본입니다. 출처 불명의 MCP 서버를 클로드에 붙이는 건, 모르는 사람이 건네는 USB를 내 컴퓨터에 꽂는 일과 같아요.
- 권한은 최소한으로. 읽기만 필요한 도구에 쓰기 권한을 주지 마세요.
- 민감한 데이터는 넘기기 전에 한 번 더 확인하세요. AI가 ‘도와주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나 영업 비밀이 외부 서버로 흘러갈 수 있어요.
USB-C도 아무 충전기나 꽂으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상식이에요. 알고 쓰면 안전합니다.
벽에 부딪혔다면, 흠집부터 내보자
올리브영은 MD에게 AI 도구를 만들라고 했고, 정부는 공무원에게 AI 워크플로우를 권장합니다. 그런데 “어떻게?”에 대한 답은 누구도 쉽게 알려주지 않아요. 이 격차가 코딩을 배운 적 없는 7년차 공무원이 퇴근 후 혼자 도구를 만들어야 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MCP는 그 격차에 놓인 다리 중 하나예요. AI의 손발을 풀어주는 USB-C. 이미 만들어진 MCP 서버를 가져다 쓰는 건, URL 하나를 붙여넣는 일입니다.
매일 씨름하는 반복 업무, 탭 네 개를 열고 복사-붙여넣기하는 그 작업. 류승인 주무관에게는 법제처 검색이었고, 당신에게는 다른 무언가일 거예요.
오늘 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업무에서 가장 고되고 짜증 나는 부분을 AI에게 시켜보는 건 어떨까요? 어쩌면, 당신이 찾은 해결 방법이 더 많은 사람의 벽을 뚫어줄지도 모르죠. 류 주무관의 한국법 MCP처럼요.
벽은 허물어야 없어지는 게 아니에요. 흠집부터 내면 됩니다.
FAQ
AI가 외부 도구와 데이터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연결 규격입니다. 2024년 앤트로픽이 공개했고, 현재 리눅스 파운데이션 산하 공공 표준입니다.
API는 사람이 코드로 명령하는 방식이고, MCP는 AI가 맥락을 보고 어떤 도구를 쓸지 스스로 판단하는 방식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MCP 서버를 쓰는 건 코딩 없이 가능합니다. 클로드 데스크톱 앱에서 서버 URL을 추가하면 됩니다.
프로토콜 자체에 인증 기능이 없어 보안은 각 서버 구현에 달려 있습니다. 신뢰 서버 사용, 최소 권한, 민감 데이터 확인이 기본 수칙입니다.
법제처 Open API에서 무료 인증키를 발급받고, 깃허브 README의 커넥터 URL에 키를 넣어 클로드 앱에 추가하면 됩니다. 코딩 불필요, MIT 라이선스 무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