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새벽, 인디애나폴리스 시의원 론 깁슨은 자택 현관에서 총탄 13발 흔적을 발견했다. 현관 발판 아래에는 메모 한 장이 있었다. NO DATA CENTERS. 며칠 전, 그가 지역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찬성표를 던진 직후였다. 깁슨은 성명에서 이렇게 썼다.
총알이 박힌 곳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곳이 우리 아들이 레고를 갖고 놀던 식탁입니다.
미국 AI 반발은 왜 이렇게 빠르게 커졌나
같은 달 텍사스에서는 20세 남성이 오픈AI CEO 샘 알트먼 자택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연방 기소를 받았다. 5월에는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가 애리조나 대학교 졸업식에서 AI 기술의 변혁을 찬양하는 연설을 시작하자마자 학생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AI를 언급한 졸업식 연설자들이 비슷한 반응을 겪었다. AI 반발은 졸업식과 온라인 냉소를 넘어 폭력과 선거 심판으로 번지는 중이다.
미주리주 페스터스는 인구 1만 명짜리 소도시다. 2025년 말, 시의회가 60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승인하자 1주일 뒤 치러진 선거에서 찬성표를 던진 시의원 4명이 모두 낙선했다. 승인부터 낙선까지 걸린 시간은 7일이었다.

미시간 디트로이트에서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벽화 작가로 일하는 은두비시 오코예는 공개 의견서에 이렇게 썼다. “우리는 어떤 데이터센터도 원하지 않습니다. 특히 미시간에는 절대로 가져오지 마십시오.” 그는 환경 오염(전력 대량 소비)뿐 아니라, AI가 예술가로서 자신의 앞길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걱정했다.
오코예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갤럽이 2026년 3월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인 70%가 지역 내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했고, 이 가운데 48%는 강하게 반대를 골랐다. 스탠퍼드-UC버클리 연구자들과 함께 여론조사를 수행한 폴스터 그레고리 페렌스타인은 WSJ에 이렇게 말했다. 저는 무언가가 이렇게 빠르게 심화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여론조사 역사에서 어떤 이슈도 AI 반감만큼 빠르게 악화한 사례가 없다는 전문가 판단이다.
그렇다면 업계는 왜 이 사실들을 보면서도 PR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에만 도달하는가?
워싱턴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콘퍼런스에서 한 업계 임원은 반대론자들을 플라톤을 빌려 동굴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도 데이터센터가 PR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픈AI 최고 글로벌 총괄(Chief Global Affairs Officer) 크리스 레헤인은 나쁜 여론의 원인으로 두머(doomer)의 공포 프레임을 지목했다. 두머는 세상은 결국 망한다는 식의 극단적 비관을 반복하는 사람/진영을 뜻한다. 그러나 이 진단이 왜 빗나갔는지는 숫자가 먼저 말해준다.
전기요금 인상과 데이터센터 비용 전가
반발은 세 가지 뿌리에서 자란다.
첫째는 전기요금 떠넘기기다. Union of Concerned Scientists의 마이크 제이컵스는 데이터센터 비용이 전기요금으로 가계에 전가되고 있다고 수치로 보여줬다. 버지니아 한 주만 19억 달러. 2025년 전국 전기요금은 평균 8.3% 올랐고, 펜실베이니아는 21.7% 뛰었다.
여기서 전기, 철도, 인터넷도 초기에는 반발이 있었다는 주장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이 주장이 놓치는 핵심은 이것이다. 19세기 전력망이 퍼질 때 일반 가정에 매달 추가 비용 청구서가 날아오지는 않았다. 당시 비용은 산업 자본과 국가가 주로 부담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비용을 아무 계약도 맺지 않은 보통 사람에게 전가한다. 그때는 기술이 불편해서 반대했다면 지금은 비용을 떠넘기는 구조 때문에 불공정에 분노한다. 그래서 분노는 더 빠르게 퍼지고 더 강해지고 더 정치적으로 번진다.
둘째는 AI를 해고의 핑계로 쓰는 것이다. 2025년, 기업이 AI를 직접 이유로 든 해고는 55,000건이었다. HBR의 2026년 1월 글은 이 해고가 AI의 실제 성과가 아니라 기대에 기대어 정당화됐다고 분석했다. Block CEO 잭 도시는 직원 40%를 내보내며 주주 서한에 이렇게 썼다. 인공지능 도구들이 회사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의 의미를 바꾸었습니다.
AI 해고 논란과 책임 회피가 키운 분노
동시에 골드만삭스의 2025년 보고서는 AI에 노출된 직군의 실제 해고율이 그렇지 않은 직군과 비교해 아직 뚜렷한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AI가 해고의 진짜 원인인지 이미 결정된 구조조정에 AI라는 이름을 붙인 것인지는 데이터로도 아직 확정하기 어렵다. 그런데 바로 그 모호함이 분노를 키운다. 누가 결정했는지 흐려질수록 분노는 더 쉽게 ‘다른 대상’으로 튄다.
셋째는 엘리트와 보통 사람 사이의 간극이다. 업계가 반대론자를 동굴 사람들이라 부르는 순간 미디어가 과장한 거품이라는 설명은 힘을 잃는다. 갤럽, 스탠퍼드-UCB 연구팀, 포춘의 세 조사 결과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조사 기관도 방법도 달랐다. 갤럽은 무작위 전화 표본 1,000명, 스탠퍼드-UCB 연구팀은 별도 설문 패널, 포춘은 등록 유권자 대상 조사였다. 서로 다른 방식이 같은 신호를 잡았다면 그건 거품이 아니라 현실이다.
보통 사람들은 기술을 몰라서 반대하는 게 아니다. 전기요금 고지서를 읽을 수 있고 해고 통보를 기억하고 지역이 흔들리는 과정을 직접 본다. 이것은 이해의 문제가 아니라 나눔(분배)의 문제다. 정치인들이 이 의제를 선거에서 활용한다면, 그것은 포퓰리즘의 증거라기보다 민주주의가 여전히 작동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
PR 부족이 아니라 비용과 피해가 보이는 문제다
업계의 오진은 단순한 오만이 아니다. 틀 자체의 실패다. 이익은 주주에게, 비용은 지역 주민에게, 위험은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판이 계속 굴러가도 된다고 믿는 것 자체가 이미 위기의 일부다.
미국 AI 반발이 이렇게 빠르게 번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그러나 방향 자체는 예측할 수 있었다. 화이트헤드가 말했듯, 사실은 완고하다. 전기요금 고지서는 그것을 설계한 사람의 의도를 묻지 않는다.
AI 업계에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좋은 PR 캠페인이 아니다. 자신들이 어떤 나눔의 판을 만들고 있는지 냉정하게 바라보는 눈이다. 그 눈이 정책으로, 계약으로, 지역 사회와의 실제 협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분노는 데이터로 계속 쌓일 것이다. 그리고 쌓인 데이터는 어떻게 포장을 해서 해석을 바꾼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FAQ
단순한 기술 혐오가 아니라 전기요금 인상과 지역 부담처럼 비용이 생활 수준에서 체감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고의 명분으로 AI가 동원된다는 인식, 업계의 경멸적 태도가 겹치며 정치 이슈로 번졌다.
세상은 결국 망한다는 식의 극단적 비관론이 공포를 과장해 여론을 나쁘게 만든다는 주장이다. 이 글은 그런 설명만으로는 전기요금, 해고, 분배 문제 같은 구조적 원인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본다.
지역별 전력 수요 증가와 인프라 투자 비용이 요금으로 전가될 수 있다. 핵심은 상승 여부 자체보다, 비용이 누구에게 돌아가도록 설계되었는지에 대한 합의와 계약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기업이 AI를 이유로 든 해고 사례는 늘었지만, AI가 직접 원인인지 명분인지가 불명확한 경우도 많다. 이 모호함이 책임을 흐리고 분노를 키운다.
비용 전가와 위험 분담 구조를 공개적으로 재설계하고 정책, 계약, 지역 협상으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일이다. 설득의 언어보다 먼저 분배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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