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AI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AI 경험은 우대사항을 넘어 채용 평가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입사 후 AI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기업은 많지 않다.
AI 스킬은 점점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는데, 교육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채용 시장에서는 AI 활용 능력을 요구하지만, 조직 내부에서는 여전히 개인이 알아서 익혀야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기업들은 AI 인재 부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부족을 만들고 있는 건 어쩌면 조직 자체일지도 모른다.
AI 활용 능력, 이제 스펙이 됐다
AI 활용 능력은 더 이상 일부 직무에만 필요한 역량이 아니다. 기업들은 이제 AI를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를 채용 과정에서 평가하기 시작했다.
Microsoft의 2026 Work Trend Index에 따르면 글로벌 리더의 66%는 AI 활용 능력이 없는 지원자를 채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또한 ManpowerGroup의 2026년 글로벌 채용 조사에서는 AI 스킬이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가장 확보하기 어려운 역량 1위로 꼽혔다. 41개국 3만 9천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 AI 활용 능력이 업무 생산성과 직결되면서 기업들은 관련 역량을 새로운 기본 자격으로 보기 시작했다. DataCamp와 YouGov가 미국·영국 기업 리더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도 72%가 AI 활용 능력이 일상 업무에 중요하다고 답했고, 57%는 그 중요성이 지난해보다 더 커졌다고 응답했다.
기업의 기대 수준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사람이 충분이 있느냐이다.
요구는 하는데, 가르치지는 않는다
기업들은 AI 역량을 갖춘 인재를 원한다. 하지만 그 역량을 조직 안에서 키우는 데는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를 하고 있다. 채용 시장에서는 AI 활용 능력을 요구하면서도, 막상 입사한 직원들에게는 스스로 배우기를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채용 조건
66%
AI 스킬 없는 지원자는
채용하지 않겠다
Microsoft 2025 Work Trend Index
교육 현실
35%
전사적 AI 교육 프로그램을
실제로 운영하는 기업
DataCamp × YouGov 2026
AI 활용을 요구하면서, 배울 기회는 만들지 않는다
출처: Microsoft 2025 Work Trend Index / DataCamp × YouGov, The State of Data and AI Literacy 2026
실제로 미국과 영국 전역의 500명 이상의 기업 리더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DataCamp와 YouGov의 조사에 따르면, 전사적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답한 조직은 35%에 불과했다. 반면 Bright Horizons의 2026 Workforce Outlook에서는 직원의 42%가 “회사가 AI를 알아서 배우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AI 활용은 중요해졌지만, 학습의 책임은 여전히 개인에게 넘어가고 있는 셈이다.
더 흥미로운 건 기업의 투자 방향이다. Fortune의 2026년 분석에 따르면 기업의 AI 도구 지출은 2026년 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직원 1인당 평균 학습 시간은 47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었다. 기업들은 AI 도입에는 적극적이지만, AI를 활용할 사람을 키우는 데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이다.
물론 많은 기업이 AI 교육을 제공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AI 교육을 제공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하지만 전사 차원의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은 미미하다. 교육이 존재하는 것과 교육 체계가 존재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그 결과는 직원들의 인식에서도 드러난다. Bright Horizons 조사에 따르면 현재 AI를 자주 활용하고 있는 직원은 17%에 불과했다. 42%는 1년 안에 자신의 업무가 AI로 크게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34%는 그 변화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답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지만, 이를 따라갈 수 있는 학습 환경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것이다.
AI 성과를 만드는 건 도구가 아니었다
기업들이 AI에 투자하는 이유는 결국 성과 때문이다. 생산성을 높이고, 업무 방식을 바꾸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데이터는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준다. 성과를 만든 것은 AI 도구 자체가 아니라, 그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과 교육이었다.
AI 도구만 투자
21%
유의미한 ROI를
달성했다고 답한 비율
DataCamp × YouGov 2026
도구 + 전사 교육
42%
유의미한 ROI를
달성했다고 답한 비율
DataCamp × YouGov 2026
도구가 성과를 만드는 게 아니다. 도구를 제대로 쓸 수 있는 사람이 성과를 만든다
출처: DataCamp × YouGov, The State of Data and AI Literacy 2026
DataCamp와 YouGov의 2026년 조사에 따르면 전체 기업 중 유의미한 AI 투자 성과(ROI)를 경험했다고 답한 비율은 21%였다. 그런데 전사적·조직 차원의 AI 또는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에서는 이 비율이 42%로 높아졌다. 체계적인 교육을 갖춘 조직이 그렇지 않은 조직보다 AI 투자 성과를 보고할 가능성이 거의 두 배 높았다는 의미다.
이 결과는 당연해 보이면서도 자주 놓치는 사실을 보여준다. AI 도구를 도입하는 것과 AI를 활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아무리 좋은 도구를 제공해도 직원들이 언제, 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모른다면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다.
직원들이 AI 학습을 원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미국에서 실시한 WEF와 Udemy의 2026년 조사에 따르면 고용주가 AI 교육을 제공했을 때 미국 직장인의 교육 완료율은 70%에 달했다. 학습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학습 기회가 부족한 것이다.
AI 인재 부족은 종종 개인의 역량 문제로 이야기된다. 하지만 데이터를 보면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충분한 교육과 학습 환경을 제공하지 않은 채 성과를 기대하는 조직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가르쳐야 할 것은 AI 스킬이 아니다
채용 시장에서 AI 활용 능력의 중요성은 계속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직원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많은 조직이 AI 교육을 특정 도구 사용법 중심으로 생각한다. ChatGPT를 사용하는 방법, 프롬프트를 작성하는 방법, 업무에 적용하는 방법 같은 내용이다. 물론 이런 교육도 필요하다. 하지만 도구는 빠르게 바뀐다. 오늘 익힌 기능이 몇 달 뒤에는 달라질 수 있고, 새로운 서비스가 기존 도구를 대체할 수도 있다.
AI 스킬
빠르게 바뀐다
특정 도구 사용법
ChatGPT, Copilot 활용
프롬프트 작성 방법
AI 리터러시
오래 남는다
AI 작동 원리 이해
결과물 비판적 판단
한계와 위험 인식
도구 사용법을 익히는 것만큼, AI 리터러시를 함께 키워야 한다
그래서 더 중요한 것은 AI 리터러시다. AI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결과물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어디까지 신뢰하고 어디서부터 검증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능력이다.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요구하는 AI 스킬이 ‘사용 경험’에 가깝다면, 조직이 직원들에게 길러줘야 하는 역량은 ‘이해와 판단 능력’에 가깝다. 도구를 다루는 방법은 바뀌어도,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기본 역량은 오래 남는다.
AI 채용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하지만 AI 인재는 채용만으로 확보되지 않는다. 기업이 정말 AI에서 성과를 내고 싶다면 사람에게 투자해야 한다. 채용 기준을 높이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AI 전환의 성패는 어떤 도구를 도입했느냐보다, 그 도구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을 얼마나 만들었느냐에 달려 있다.
FAQ
AI 스킬은 특정 도구를 활용하는 능력에 가깝다. ChatGPT 등을 사용해 업무를 처리하는 역량이 대표적이다. 반면 AI 리터러시는 AI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결과물을 검증하며, 적절한 활용 범위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도구는 바뀌어도 리터러시는 오래 남는다.
AI 도입 경쟁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많은 기업이 우선 도구 도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조사 결과는 AI 성과가 도구 자체보다 사람의 활용 역량과 교육 수준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채용은 시작일 뿐이다. 기업들이 AI 활용 능력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구성원의 역량을 키우는 것 역시 중요하다. 실제로 여러 조사 결과는 AI 성과가 도구 도입 여부보다 교육과 학습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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