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스톡 사진을 직접 검색한 게 언제인가.
그리고 그 자리를 AI 이미지가 채운 게 언제부터인가. 질문이 불편하다면, 그게 이미 답이다.
어느 쪽 손도 들어주지 않고, 소송은 끝났다
2023년 1월, 게티이미지는 Stability AI를 영국 고등법원에 제소했다. 자사 이미지 1,200만 장 이상이 AI 모델 학습에 무단 사용됐다는 주장이었다.
2025년 11월, 판결이 나왔다. 게티의 저작권 청구는 기각됐다.
법원의 논리는 이랬다. AI 모델의 학습 가중치(weights)는 이미지의 복사본이 아니다. 게다가 학습 자체가 영국 밖에서 이뤄졌으니 영국 저작권법을 아예 적용할 수 없다. (영국 고등법원 판결문 [2025] EWHC 2863 (Ch) / Ropes & Gray 법률 분석)
기술 논리가 법적 판단을 막았다.
상표권은 달랐다. 구형 Stable Diffusion 모델이 게티 워터마크가 찍힌 이미지를 그대로 생성한 사실이 확인됐고, 법원은 이 부분에서만 Stability AI의 책임을 인정했다. (Carson McDowell 판결 분석)
게티는 보도자료에서 이 결과를 IP 소유자에게 의미 있는 승리라고 불렀다.
워터마크 하나. 수천만 파운드짜리 소송의 결과로.
“영향 없다”는 회사가 왜 합쳤나
소송 판결이 나오기도 전인 2025년 1월, 게티와 셔터스톡은 합병을 발표했다. 규모는 37억 달러. 두 회사 라이브러리를 합치면 약 10억 개. (게티이미지 공식 발표 / TechCrunch)
그 무렵, 게티 CEO Craig Peters는 투자자 컨퍼런스 콜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사업은 생성 AI로 인한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
같은 시기 셔터스톡 기여자들의 다운로드당 평균 수익은 1달러 이상에서 0.78달러로 떨어졌다.(PhotoWorkout.com, 2026년 3월 시장 분석)
말과 숫자 사이에 간극이 있다.
2026년 2월, 미국 법무부(DOJ)는 합병을 조건 없이 승인했다. 반면 영국 CMA(경쟁시장청)는 셔터스톡의 에디토리얼 사업 일부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달며 제동을 걸었다. 최종 결정은 2026년 6월 14일 예정이다. (게티이미지 DOJ 승인 공식 발표 / 영국 CMA 공식 조사 페이지 / 셔터스톡 Form 8-K, SEC 공시)
세계 최대 두 스톡 플랫폼이 하나가 된다. 성장해서 합친 게 아니라, 시장이 쪼그라드는데 따로 버티기 어려워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진가들의 숫자
소송 뉴스는 크게 났다. 사진가들의 숫자는 통계 안에 조용히 있었다.
영국 사진가협회(AOP)가 2026년 1월 회원 약 600명을 조사했다. (PetaPixel / Videomaker)
- AI 때문에 의뢰를 잃었다 : 58%
- 의뢰 건수: 1만 500건에서 4,800건으로 (1년 만에 65% 감소)
- 인당 평균 손실: £34,900 (한화 약 6,200만 원)
한국은 아직 이런 조사가 없다. 신호는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2026년 5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프리랜서 플랫폼 크몽에서 AI 디자인 직군의 외주 거래량이 약 21.73% 줄었다. 경쟁이 심해진 게 아니라, 기업과 개인이 AI를 직접 쓰면서 외주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결과다. (ZDNet Korea, 2026년 5월 5일)
국내 최대 스톡 플랫폼 클립아트코리아는 2026년 5월 현재 AI 스튜디오 신규 서비스 오픈을 공지하고 있다.
사진가의 사진을 팔던 플랫폼이 이제 AI로 사진을 직접 만들어 판다.
비용은 누가 치르나
AI 기업은 사진가의 이미지로 모델을 학습시켰다. 영국 법원은 이를 저작권 침해로 보지 않았다. 미국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Paul, Weiss 법률 분석)
플랫폼들은 AI 서비스를 탑재해 새 수익원을 만들었다. 사진가 몫은 줄었다.
사진가는 자신의 사진이 AI 학습에 쓰였는지조차 모른다. AOP 조사에서 98.4%가 과거 침해에 대한 보상을 원한다고 답했고, 100%가 학습 데이터 공개를 요구했다. (PhotoWorkout.com AOP 조사 분석)
한국 저작권법 제2조는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한다. AI 생성물은 현재 이 보호를 받지 못한다. 법 개정 논의는 진행 중이고, 결론은 없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생성형 AI 저작권 분쟁 예방 안내서, 2025년 6월)
기술은 이미 움직였다. 법은 따라잡는 중이다. 그 사이에서 비용을 치르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숫자가 이미 말해준다.
남은 질문 하나
게티이미지는 소송에서 졌지만 합병으로 더 커질 것이다. AI 기업은 법적 판단을 피해갔다. 플랫폼들은 AI 서비스를 붙이며 방향을 바꿨다.
사진가의 노동이 AI를 키우는 데 쓰였다면, 그 대가는 누가, 어떻게 치러야 하는가.
법원은 아직 답을 내놓지 않았다.
FAQ
정확히는 법원이 게티의 저작권 청구를 기각한 것입니다. AI 학습이 저작권 침해인지를 판단한 게 아니라, 학습이 영국 밖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영국 저작권법 자체를 적용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AI 학습의 합법성 여부는 아직 어느 나라에서도 최종 결론이 없습니다.
두 플랫폼이 하나가 되면 사진가 입장에서는 달리 갈 데가 없어집니다. 수익을 깎거나 약관을 바꿔도 버티는 수밖에 없습니다. 영국 CMA가 합병에 조건을 단 이유 중 하나도 시장 경쟁 약화입니다.
지금으로선 알기 어렵습니다. AI 기업들은 학습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습니다. 한국 저작권위원회가 2025년 관련 안내서를 냈지만, 기업에 공개를 강제할 법적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는 2026년 4월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를 직접 탑재했습니다. 사진을 유통하던 플랫폼이 사진을 직접 만드는 쪽으로 확장한 것입니다.
지금 사용 중인 플랫폼 이용약관을 읽어보는 게 먼저입니다. AI 학습 활용 조항이 조용히 들어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AI가 바로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 인물·현장 이벤트·브랜드 전용 이미지 쪽은 아직 수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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