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미국 법무부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사는 마이클 스미스(52)를 기소했다. (미국 법무부 보도자료)
그의 범행 도구는 AI 음악 생성 소프트웨어와 자동화 봇이었다.
스미스는 AI로 수십만 곡을 만들었다. 음반 유통사를 통해 Spotify, Apple Music 등 스트리밍 플랫폼에 올렸다. 그다음 봇 계정을 이용해 그 곡들을 수십억 번 틀었다. 하루 최대 661,440번. (DOJ 기소장)
스트리밍 플랫폼은 재생 횟수에 비례해 저작권료를 지급한다. 그 돈이 그에게로 흘러갔다.
이렇게 그가 뽑아낸 금액은 약 1,000만 달러, 한화로 약 150억 원. (Fortune)
결말은 알 것이다. 현재 유죄를 인정한 상태고, 2026년 7월 29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몰수액만 약 120억 원(8,091,843달러)이다. (DOJ 유죄인정 보도자료)
왜 들킨 걸까
처음에는 통했다. 플랫폼도 유통사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 스트리밍 플랫폼에는 패턴 감지 알고리즘이 있다. 특정 곡들이 특정 방식으로 반복 재생될 때 이상 신호가 뜬다.
스미스도 이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곡 수를 수십만 개로 늘렸다. 한 곡당 재생 횟수를 낮게 유지하면 들키지 않을 거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시스템은 개별 곡이 아니라 계정 전체의 패턴을 본다. 거미줄처럼 연결된 봇 계정들의 움직임이 결국 하나의 덩어리로 잡혔다.
AI는 그에게 규모를 줬다. 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흔적도 커졌다.
책도 똑같았다
음악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Amazon KDP(Kindle Direct Publishing)는 누구나 전자책을 출판하고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AI 생성 도구가 보급되면서 이 플랫폼에 하루에도 수천 권의 책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2024년 후반, Amazon은 계정당 하루 3권으로 업로드를 제한했다. [사실 – Amazon KDP 콘텐츠 가이드라인] 그 전까지 하루에 수십 권씩 올리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뜻이다.
Amazon의 기준은 명확하다. AI 콘텐츠 포함 사실을 신고하지 않으면 계정이 정지된다. [사실 – Amazon KDP 콘텐츠 가이드라인] 정지는 경고가 아니다. 기존에 올린 책들, 쌓아온 리뷰들, 판매 이력까지 전부 사라진다.
저작권 문제가 더해진다.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한다. [사실 – 미국 저작권청 AI 가이드라인] 만약 AI가 학습 과정에서 다른 저작물을 참고했다면, 그 책임은 AI를 사용한 사람에게 돌아온다.
공통점
스미스의 음악 사기와 KDP 책 공장. 둘 사이에는 하나의 공통 논리가 있다.
“많이 만들면 된다.”
AI는 이 논리를 현실로 만들어줬다.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규모를 가능하게 했다.
그런데 규모는 양날이다. 만드는 속도가 빠를수록, 문제가 생기는 속도도 빠르다. 플랫폼이 감지하는 건 개별 콘텐츠가 아니라 패턴이다. 패턴은 규모가 클수록 더 선명하게 보인다.
스미스는 수십만 곡으로 시스템을 속이려 했다. 시스템은 그 수십만 곡의 움직임을 통째로 봤다.
남은 질문
AI 음악 생성 도구를 써본 적 있다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이 스쳤을 것이다. “이걸로 스트리밍 수익을 올릴 수 있지 않을까.”
그 생각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AI 도구로 음악을 만들고 합법적으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 Suno로 만든 곡, 스포티파이에 올려도 되나?
그런데 스미스가 한 건 그게 아니었다. 실제로 듣는 사람 없이 돈만 뽑으려 했다. AI는 도구였고, 봇은 가짜 청중이었다.
진짜 청중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시스템은 결국 구별해낼 수 있을까.
FAQ
불법이 아니다. AI 음악을 플랫폼에 올리는 것은 허용된다. 마이클 스미스가 기소된 이유는 AI 음악 자체가 아니라, 봇으로 가짜 스트리밍을 만들어 허위로 저작권료를 받아낸 사기 행위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 Amazon은 AI 콘텐츠 판매를 허용하지만, 출판 시 AI 사용 사실을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신고하지 않으면 계정 정지 대상이 된다.
미국 저작권청은 저작권 보호의 조건으로 ‘인간의 창작 행위’를 요구한다.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결과물에는 이 요건이 충족되지 않아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플랫폼들은 재생 패턴, 계정 간 연결 관계, IP 주소, 재생 시간대 등 다양한 데이터를 복합 분석한다. 개별 곡이 아닌 계정 전체의 행동 패턴을 보기 때문에, 곡 수를 늘려 희석하는 방식은 오히려 더 눈에 띄는 경우가 있다.
스미스는 유죄를 인정했고 wire fraud 공모 1건에 대해 최대 5년형을 받을 수 있다. 2026년 7월 29일 선고가 예정되어 있으며, 약 120억 원(8,091,843달러)을 몰수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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