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미디어랩이 54명에게 4개월 동안 ChatGPT로 에세이를 쓰게 했다. 결과: LLM 집단의 83%가 방금 자신이 쓴 글에서 한 문장도 인용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것을 ‘생각 부채(cognitive debt)’라고 불렀다. 작업은 완료되지만 능력은 축적되지 않는다. 연결 차단권은 시간을 보호하고, 기본소득은 협상력을 만든다. 그러나 생각할 능력을 보호하는 제도는 아직 없다.
AI 집약화
기본소득이 AI 집약화의 해독제가 될 수 있는가. 답은 이렇다.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기본소득은 개인의 협상력을 높이는 도구지 조직의 경쟁 문화를 바꾸는 도구가 아니고, 월 10만 원 토지배당이 ‘거부 비용’을 실질적으로 낮추기엔 불충분하다. 그럼에도 IMF가 확인한 한국 일자리의 절반이 AI에 노출된 현실에서, 기본소득 없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은 더 어렵다.
연결 차단권과 노란봉투법이 같은 방향을 향한다. 노동자를 더 두텁게 보호하자는 것. 방향은 맞다. 그런데 AI가 만드는 초과근무는 퇴근 후 카카오톡에서 오지 않는다. 근무 시간 안에서, 업무 범위가 조용히 팽창하는 방식으로 온다. 기존 노동법이 붙잡을 수 있는 손잡이가 없는 이유는 단순하다. 법은 명령을 찾는데, AI 집약화는 명령 없이 일이 늘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